형제자매의 갈등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 형제·자매 육아의 특별한 즐거움
저는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보육교사로서, 형제·자매 육아의 장점을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형제가 함께 자라면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술을 배우게 되는데, 이는 발달심리학자 비고츠키(Vygotsky)가 말한 **‘근접 발달 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과도 연결됩니다. 언니나 오빠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면서 동생은 발달 속도가 빨라지고, 반대로 첫째는 동생을 돌보며 책임감과 리더십을 배울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첫째는 동생의 입을 옷을 챙겨주면서 “엄마처럼” 행동하려고 합니다. 이런 모습 속에서 큰아이의 정서적 성숙을 확인할 수 있었고, 둘째 역시 언니를 따라 말과 행동을 빨리 배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보육교사로 일하면서도 형제 관계가 아동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를 많이 접했는데, 실제로 제 가정에서 그 이론이 증명되는 듯한 순간이 많습니다. 결국 형제·자매 육아는 부모에게 힘들지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2. 형제 갈등의 원인과 현실적인 모습
형제 관계에는 즐거움뿐 아니라 갈등도 필연적으로 따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형제 갈등의 핵심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dler)는 출생 순서와 형제 관계가 성격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첫째는 동생이 태어나면 부모의 관심이 줄어든다고 느끼면서 질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두 딸을 키우면서 한 뱃속에서 태어났지만 취향도 성격도 성향도 참 다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다름은 집이라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부딛히고 갈등상황이 나타나게됩니다. 하나의 놀잇감을 서로 하려고 뺏으려고 하거나, 첫째가 엄마와의 독점 시간을 원해 작은아이를 밀어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보육 현장에서도 이러한 경쟁은 흔히 나타나며, 연구에 따르면 형제 갈등은 아동의 정서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관계 훈련’의 일부라고 합니다. 즉, 부모가 갈등을 단순히 문제로만 보게 된다면 부모의 마음은 어려워지고, 갈등의 상황을 회피하거나 아이들에게 감정적인 언행이나 일방적인 판결로 상황이 마무리지어질 수 있지만 부모는 부정적인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고 발달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녀의 갈등 상황가운데 마음의 여유를 갖고 아이의 마음을 관철시키고, 서로의 다름에 대해 알아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부모의 현명한 갈등 중재 방법
형제 갈등을 단순히 막으려고 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아이들이 문제 해결 능력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긍정적 훈육(Positive Discipline)’ 연구에서는, 부모가 공정하고 일관된 태도를 보일 때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형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두 아이가 싸울 때 먼저 감정을 인정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네가 동생의 이러한 행동이 불편했구나” 혹은 “언니가 너에게 화내면서 말을하니 속상했구나”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울음을 멈추고 차분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런 방식은 제가 보육교사로서 아이들을 지도할 때도 활용하는 방법으로, 감정을 공감받은 아이는 훨씬 빠르게 진정하며 그 다음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하게됩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무조건적인 공감은 자칫 잘못된 결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장난감을 어떻게 나눠 쓸지, 다음에 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나의 마음을 상대에게 표현하고, 무엇을 요구할지 생각해보고 정리해보고, 서로의 요구가 다를 때 직접 합의하는 과정을 함께 하면 갈등 상황이 ‘학습의 장’으로 바뀝니다. 부모가 단순히 판결자가 아니라 중재자 역할을 할 때 아이들은 사회성, 타협, 협동 같은 중요한 기술을 배우게 됩니다.
4. 형제·자매 육아가 주는 장기적 가치
형제·자매 육아는 단기적으로는 피곤하고 힘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아동발달학회(Child Development) 저널에 따르면, 형제 관계는 성인이 된 후에도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적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의 다툼과 화해 과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갈등을 건강하게 조율하는 능력의 토대가 됩니다.
저는 두 딸이 서로 다투다가도 금세 손을 잡고 화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 경험이 앞으로 그들의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직도 매일같이 옥신각신 하지만 아주 더뎌보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모인 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서로 다른 두 아이를 양육하며 각자의 성향에 맞는 양육법을 고민하며, 매일 다양한 상황가운데 일어나는 다채로운 갈등상황을 마주하며 아이들과 엄마는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형제·자매 육아는 부모와 아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긴 여정입니다.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지혜롭게 다룬다면 형제는 서로에게 경쟁자가 아닌 평생 든든한 친구이자 지원군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이 과정을 현명하게 이끌어 줄 때, 형제·자매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값진 경험이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