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

아이들과 첫 차박 도전기! (동해바다, 모래놀이, 맛집, 농장까지!)

da_so_ni 2025. 9. 25. 10:16

🌙 밤바다와 함께 시작한 우리의 차박

9월 초,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친 딸들과 함께 생애 첫 차박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일탈이 필요해보여 떠나기로 한 여행이었는데 첫 딸아이가 “차박이 하고싶어요” 라는 말에 지금 날씨 아니면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해보기로 결심했어요. 떠나기 전 아이들에게 호텔에서 자는것보단 불편할 수 있어, 하지만 새로운 경험은 될것같아라고 말하니 아이들은 앞으로의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신이나서 출발! 저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차박준비를 하고 '설악해변'으로 떠났어요.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집을 나서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바닷가에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지만 아이들은 신나게 바다로 달려가 파도따라 움직이고, 모래를 만지며 차 안에서 답답했던 만큼 더 신나게 뛰어놀더라구요. 우리가 늘 지내던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있다는게 실감나고, 장소가 바뀌는 것 만으로도 마음도 달라진다는게 참 신기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푹신한 매트를 깔고 차 안을 작은 집처럼 꾸민 뒤, 차창 너머로 보이는 밤바다를 바라보며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주변에 차박하는 사람들이 많아 무섭지 않고, 근처에 편의점과 화장실이 있어 차박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어요. 자리가 좁아 불편했지만,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잔다는 사실만으로도 들떠 웃음이 끊이질 않는 밤이었습니다.

 

 TIp. 설악해수욕장 앞 주차장과 그 옆에 작은 야영장이 있는데 야영장에서 텐트도 펴고 캠핑하시는 분들도 보였어요. 근데 아무래도 밤까지 술먹고 단체로나온 사람들이 많다 보니 소란스럽긴했어요. 반면 주차장쪽은 개별로 조용히 가족단위로 조용히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서 스타일에 맞게 자리를 잡으면 좋겠지요?!^^

아이들과 첫 차박 도전

🌅 혼자 맞이한 아침 해돋이

새벽녘, 파도 소리에 깨어 시간을 보니 새벽 5시20분경. 조심스레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보니 해돋이를 보려고 깨어있는 사람들이 바다로 하나 둘 나오고, 하늘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어젯 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늦게자서 일어나지 못하고 아쉽지만 이번에는 혼자 해돋이를 보기로 합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기분좋은 공기에 고요하게 수평선 너머에서 서서히 붉은 빛이 번져오는 하늘과 바다를 보고있자니 혼자서도 씩씩하게 아이들과 여행을 시작한 스스로가 대견했어요. '다음번엔 꼭 아이들과 함께 보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사진으로 그 순간을 남겼습니다. 엄마만의 해돋이 감상시간이 마칠때쯤 깨어난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놀 수 있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일어나요. 아이들의 이런 반짝이는 표정을 보는 것도 여행이 묘미이지요. 

 

🏖 개운한 조개탕 아침먹고, 아이들과 신나는 바닷가 놀이

잠에서 깨자마자 아이들과 바닷가로 나가 모래와 파도 곁에서 산책하는것도 차박의 묘미지요.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모래를 한 움큼씩 모으며 두꺼비집, 성벽을 차례차례 쌓아 올리다보면 파도가 밀려와 금세 무너져버려도 “또 만들면 되지!” 하면서 깔깔 웃는 모습이 정말 오길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함께 파도를 맞으며 아이들과 소리 내어 웃었는데, 그 순간은 어떤 놀이공원보다도 즐겁고 자유로웠어요.

 

본격적으로 놀기 전에 근처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양양째복' 양양의 토종 조개인 째복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해변에서 걸어가기에도 좋고, 얼큰하게, 맑게 다 가능해서 매운거 못먹는 아이들이랑 가기에도 좋았어요. 시원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에 조개 발라먹는 재미에 마지막에는 칼국수 사리까지 먹으니 아주 든든하게 놀 준비 완료했어요. 참고로 째복탕 말고도 물회, 덮밥, 감자채전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아침식사 메뉴로도, 물놀이 후 한 끼 식사로도 좋은 식당으로 추천해요.

 

설악해수욕장은 서퍼들이 많이 찾는 해변이에요. 대여도 하고 강습도 해서 아침부터 바다에서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운동을 좋아하는 큰아이는 자기도 해보고싶다고 하지만 혼자서 하고싶은게 다른 두 아이를 다 만족시키기에는 쉽지가 않네요~ 다음에 기회를  찾아보고 만들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우리끼리 바다놀이하기로! 

아이들은 모래와 바다만으로도 한참을 잘 놀아요. 비싼 장난감이어도 3시간씩 놀기는 어렵잖아요? 역시 최고의 놀이터는 자연인것같아요.

그렇게 놀고도 끝이 안보이는 아이들이지만 물놀이 후 컵라면의 유혹은 어쩔 수 없었어요~ 사실 매운 음식을 안먹으려고 하지만 라면은 참고 먹으려고 하길래 매운맛의 적응과정으로 가끔은 눈감아주고 맛있게 즐긴답니다.

컵라면으로 배를 채운 뒤 근처 해수사우나에 가서 개운하게 씻었어요. 아이들은 바다에 이어 해수탕에서도 그저 신이나요. 어렸을때는 미끄러져 다칠까봐 목욕탕에 안갔었는데 이제는 벌써 커서 초등학생 언니들 답게 주변에 폐끼치지 않고 온탕 냉탕 오가며 즐기는 모습에 언제 저렇게 컸나 싶었어요.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 목욕탕 바나나우유! 엄마의 어린시절 추억이, 이제 나의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지금이 참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Tip. 양양째복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71-7

       08:00 ~ 20:00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15:00~17:00 브레이크타임

       주차가능

🐑 대관령 아기동물농장에서의 마무리

바다에서 하루종일 놀 수도 있었을텐데 부지런히 마무리하고 나온 이유! 아기동물농장이 6시에 마감하기 때문이었지요.

사육사가 되고싶다는 둘째아이의 설렘과 바다가 더 좋고 했지만 동물들을 가까이서 보고는 더 열심히 먹이를 주던 첫째아이까지,

기억에 남을만한 경험으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답니다. 소를 가까이서 보니 눈도 정말 크고 먹이를 먹는 힘도좋아서 아이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귀여웠고, 오리들이 아이를 졸졸졸 쫓아다니는모습도 사랑스럽고, 알에서 부화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경험도 소중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이트 코스로도, 아이들 체험으로도 너무 좋아요.  대형 하우스 5개 동에 토끼, 오리, 닭(부화실도 있어요.), 고슴도치, 기니피그, 알파카, 말, 소, 양, 사슴, 새, 다람쥐, 타조 등 동물들이 정말 다양해요.

 

Tip. 대관령아기동물농장

       강원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 819-13

       주차공간 충분해요.

       오전9:30 ~ 18:00 (입장마감은 17:00, 쉬는날이 없어요)

       체험비 15,000원 (동물먹이를 입장하면서 같이 주세요. 안에 건초들이 있어서 얼마든지 체험할 수 있어요.)

       

 

이번 강릉 여행은 우리 가족의 첫 차박이었기에 부족함도 있고,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 모든 불편함을 덮어줄 만큼 뜻깊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의 도전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가며 협동하는 이런 경험이 아이들도 저도 자라나는 과정임을 느껴요.

때로는 기대와 다른 상황을 마주했을 때 실망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는 경험이 되고, 경험이 쌓이면서 더 단단한 어른이 되어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차박에 대해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이번 여행어서 다행이고, 서로가 있어서 감사하고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우리 함께해요!!